망막이야기

이성진의 망막이야기 2 -3

작성일 2009-01-20 첨부파일


무지개를 잡은 제넨텍(genentech inc.)

요즘 바이오산업은 무병장수의 꿈을 실현시켜줄 첨단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바이오제품은 돈도 되고, 수명도 길기 때문입니다.

황반변성 치료제인 루센티스(lucentis)는 3mg 1병에 150만원으로 1g에 43,000하는 금값의 130배가 넘으며, 1g에 67만 달러나 하는 빈혈치료제(epo, erythropoietin)도 있습니다. 반도체 주기가 3년인데 비해 100년이 넘은 아스피린은 지금도 잘 팔리고 있습니다.

2003년에 세계 바이오산업의 규모는 600억 달러였지만, 2010년이 되면 3천억 달러가 될 전망입니다. 바이오산업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은 지난 해 생명과학 분야에 무려 200억 달러를 투입했습니다.

바이오산업의 특허를 보면 미국이 100일 경우 일본, 독일, 영국은 5-10이며, 한국은 0.5라고 합니다. 암젠(amgen), 지넨텍(genentech, 사진), 세로노(serono), 카이론(chiron), 진자임(gengyme), 메드이뮨(medimmune)은 연매출 10억불이 넘는 미국의 바이오회사들입니다.

지넨텍은 1976년에 벤쳐투자자 스완슨(robert a swanson, 1947-1999, 사진의 왼쪽)과 생화학자인 보여(herbert w boyer, 1936- , 사진의 오른쪽)가 만들었습니다.

스완슨은 mit에서 4년의 대학과정 중 화학을 전공하면서 경영학석사를 동시에 받은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논문은 ‘새로운 물건 속성을 선택하는 모델(a model for new product attribute selection)’이었으며, 새로운 모험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는 당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바이오산업에서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가능성을 발견하였습니다. 29세(1976년)의 스완슨은 자신보다 11살이나 많은 생면부지의 인물을 만나기 위해 미국을 횡단하였습니다.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대학(ucsf)의 교수로 있던 보여에게 5분만 시간을 내 달라고 한 후 3시간 동안 끈질기게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이것이 미국의 첫 바이오벤쳐 회사인 지넨텍을 설립하게 된 장면이었습니다. 그의 이러한 선택은 말 그대로 모험(venture)이었습니다. 바이오벤쳐 회사에서 좋은 물건을 개발했어도 그것이 돈이 된다는 보장도 없고, 설령 돈이 된다고 하여도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리므로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는 터널 너머를 보았습니다.

1996년까지 지넨텍의 회장으로 있는 동안 회사를 세계 최고의 바이오벤쳐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회장에서 물러난 후 3년 뒤에(53세, 1999년) 세상을 떠났지만, 그는 툴라릭(tularik inc, 지금은 amgen)의 회장을 맡기도 했으며, mit 공대의 특별자문위원, 하버드 의대와 스웨덴 왕립 과학원의 명예회원이었습니다. 그는 에스콰이어 잡지(esquire magazine)에 선정한 미국 최고 가치 - 용기(courage), 창의(originality), 재능(ingenuity), 선견(vision), 자원봉사(selfless service) - 를 구현한 인물로 소개되었습니다. 일본에서는 그를 ‘무지개를 잡은 사람’, ‘그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은 사람’으로 묘사하였습니다.

올해 71세가 된 우람한 체구의 보여는 어릴 때 미식축구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러나 과학 선생님이기도 했던 코치는 그의 과격함 속에 숨어있는 섬세함을 발견하였습니다. 선생님의 권유로 대학에서 생물학과 화학을 전공한 후 세균유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30세(1966년)에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대학(ucsf)에서 조교수로 시작하면서 dna를 다루었습니다. 1972년에 코헨(stanley n cohen)과 함께 연구할 때 dna의 특정부분을 자를 수 있는 효소가 있으며, 자른 부위를 원하는 다른 dna에 붙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dna 재조합이라는 분야를 개척하게 된 것입니다.

1976년에 동부에서 날아온 29세의 스완슨은 진지한 태도로 자신의 꿈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멀리서 온 사람의 성의를 봐서 잠시 인사나 하려고 했으나 3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들은 곧 의기투합하였고, 지넨텍이란 벤쳐회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dna 재조합 기술을 이용하면 필요한 물질을 만들어 놓은 dna로부터 마음껏 복제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들은 1977년에 소마토스타틴(somatostatin)이라는 호르몬 분비 억제 호르몬을 복제하였습니다. 그 다음 해에는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insulin)을 만들었고, 그 후 성장호르몬, 인터페론, 혈전용해제(tpa)를 비롯하여 특별한 항암제와 난치병 치료제들을 개발하였습니다.

그는 스완슨이 떠난 후에도 지넨텍에 남아 2004년에는 대장암 치료제인 아바스틴(avastin, bevacizumab)을 만들었으며, 2006년에는 황반변성 치료제인 루센티스를 개발하였습니다. 시작은 두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만 명이 넘는 연구원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제넨텍은 금년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400대 미국 대기업’에 이름을 올렸고, 배런(barron's magazine)이 선정한 ‘500대 최고 회사’에서 41위를 차지하였으며, 과학(science magazine)에서 선정한 2008년 ‘100대 생물약제학 경영자’ 부문에서 1등을 차지하였습니다. 그런데 제넨텍은 이러한 외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내적으로 회사원에게 좋은 회사로 유명합니다. 2008년에 포츈(fortune)이 선정한 ‘일하고 싶은 100대 회사’에서 5등을 차지하였고, 일하는 엄마(working mother magazine)에서 선정한 ‘일하는 엄마를 위한 100대 회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두 사람의 작은 꿈은 30년 후 황반변성 환자들의 희망이 되었습니다. 지넨텍의 이러한 눈부신 성과와 성장은 다른 바이오벤쳐 회사의 모델입니다. 지금도 묵묵히 꿈을 향해 정진하고 있는 바이오산업의 과학자 여러분, 힘 내세요. 길고 어두운 터널을 속히 지나 꿈을 이루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