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이야기

이성진의 망막이야기 2 -11

작성일 2009-03-04 첨부파일



황반원공*(macular hole)을 막아라.


황반부에 생긴 구멍을 막지 않으면 시력회복은 영영 기대할 수 없습니다. 황반원공을 막기 위한 최신 치료는 눈 속에 있는 젤 성분의 물(유리체, vitreous)을 제거하고(유리체절제술, vitrectomy), 눈 속에 가스를 채운 후 엎드리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가스가 떠올라서 눈의 뒤쪽 황반부를 누르게 되는데, 이 때 주위의 망막세포들이 가스의 면을 따라 자라서 구멍을 메우게 됩니다. 이러한 치료를 시작한 것은 1991년으로 켈리(kelly)와 웬델(wendel)의 당시 결과를 보면 약 58% 정도에서 구멍을 메울 수 있었으며, 그 중 71%는 시력이 호전되었다고 합니다.

이차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 황반원공은 불치병이었습니다. 노환 때문에 시력이 소실된 것이므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던 어르신들의 병이었지요. 그렇지만 1943년에 기포드(gifford)는 항불안제와 혈관확장제를 사용하여 이 불치병을 치료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후로 25년 이상 무수한 약물 치료법들이 소개가 되었는데, 그 중에는 눈 뒤쪽에 아트로핀까지 주사하는 방법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약을 써도 일부 환자에서 망막박리라는 병이 생겼습니다. 조사해 보니 대부분 고도근시가 있는 경우였습니다. 고도근시에서 왜 망막박리가 생긴 것일까요? 고도근시는 유리체의 구조가 붕괴가 되어 젤 성분이 물 성분으로 변합니다. 황반부에 구멍이 있을 경우 이 물은 구멍을 통해 망막의 뒤쪽으로 스며들어가게 되지요. 마치 벽지에 생긴 구멍을 통해 물이 스며들어 벽과 벽지 사이에 고일 때 벽지가 떨어져 버리듯 망막은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망막박리가 황반부에 국한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범위가 넓어지고 결국 실명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자 공막돌륭술과 같은 망막박리 수술이 필요해졌습니다. 박리된 망막을 붙이려면 물이 새는 구멍을 막아야 하는데 그 구멍이 눈의 가장 뒤쪽인 황반부에 위치했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가 않습니다. 눈 뒤쪽 깊은 곳에 생긴 구멍을 막기 위해 많은 안과 의사들이 지혜를 짜내기 시작했습니다.

1959년 독일의 메이어-슈비케라스(meyer-schwickerath)가 황반원공 주위로 마치 풍선 입구를 실로 묶는 듯한 올가미묶음(cerclage)을 최초로 시행하였습니다. 이것을 필두로 새총(y-shaped plombs) 모양의 줄로 묶거나 은 집게 (silver clip)로 집거나, 팔이 달린 실리콘 삽입물 또는 돌륭물로 구멍을 조이거나 눌러주고, 눈의 바깥 껍질을 일부 잘라낸 후 꿰매 보았고(공막절제), 구멍 주위로 열을 가하거나 얼리기도 하였습니다.

1982년에 마케머(machemer)*는 유리체를 제거한 후 가스를 넣고 엎드리는 방법으로 망막박리를 치료하였습니다. 4년 후 치그렐(chigrell)과 빌링턴(billington)은 이 방법을 망막박리가 없는 황반원공에 적용해 보았으며, 1991년 켈리와 웬델까지 이르게 된 것이지요.

돌이켜 보면 황반원공의 수술은 망막박리 수술의 기법을 그대로 응용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황반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다양한 약물과 아이디어 상품들이 개발되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습니다.

구멍을 메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구멍에 단지 가스가 부드럽게 닿도록 해 주는 것입니다. 마치 가장 단순한 방법이 가장 좋은 치료라는 말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부드럽게 닿은 가스의 표면으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세포들이 조금씩 이동을 합니다. 한 달 이내에 구멍은 새로운 세포들로 채워집니다.

최근 수술방법에는 망막의 가장 안쪽 층 하나를 벗겨내는 것이 추가되었습니다.(내경계막 제거술) 그렇게 함으로 세포들의 이동은 더 빨라졌으며, 구멍이 메워질 확률도 90% 이상으로 향상되었습니다. 따라서 엎드리는 시간도 조금씩 줄이고 있습니다.



*황반원공 : 사물의 초점이 맺히는 망막의 중심부(황반부, macula)에 구멍이 생기는 질환으로 어르신들이 실명하게 되는 중요한 원인 질환입니다.

*마케머(machemer) : 1970년에 유리체절제술을 처음으로 시행한 독인출신 망막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