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이야기

이성진의 망막이야기 2 -15

작성일 2009-04-11 첨부파일



다이아몬드보다 더 갚진 모조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는 그리스 어의 ‘adamas’(unbreakable, untamed, 정복당하지 않음)로부터 유래된 것으로 ‘이 보다 더 단단한 것은 없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이아몬드끼리 부딪히지 않는 한 일상생활에서 긁히거나 마모되는 일은 없다는 뜻이지요. 탄소(c)로 구성되어 있으며, 어떤 산에도 침식되지 않고, 섭씨 800도를 견딜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단단함은 빛을 아름답게 반사하는 성질과 어우러져 최고의 보석이 되게 하였습니다.

1905년 남아프리카의 프리미어 광산에서 발견된 3,106캐럿(621g)의 컬리넌(cullinan)은 가장 큰 다이아몬드 원석으로 530 캐럿(106g)의 ‘컬리넌 1’이 가공되었습니다. ‘great star of africa’로 불리는 이것은 영국여왕의 여왕봉(sceptre with the cross)에 박혀서 런던타워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1985년에 골든 주빌리(golden jubilee)가 발견되어 545캐럿(109g)으로 가공될 때까지 가공된 다이아몬드 중 가장 큰 것이었습니다. 이들의 가치는 값으로 환산할 수 없을 것입니다.

최근에 다이아몬드(c)는 아니지만 다이아몬드 보다 더 다이아몬드 같은 모아사나이트(moissanite)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성질은 다이아몬드와 흡사하며, 다이아몬드가 단굴절인데 비해 모아사나이트는 복굴절이라 더 화려합니다. 1994년 보석용 결정으로 개발되어 1998년 미국 CHArles & colvard 회사에서 상품으로 판매를 시작하였습니다. 구성성분은 sic(실리콘 카바이드)인데, 다이아몬드 감별에 사용되던 열전도 테스터기로는 구분할 수 없습니다. 비중이 3.3인 메틸렌 아이오다이드(ch2i2) 용액에서 다이아몬드는 (비중 3.5) 가라앉는 반면 모아사나이트는 위로 뜬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모아사나이트는 다이아몬드 모조석이라고 알려졌기 때문에 값어치 없을 것이라는 눈길을 받습니다. 그러나 원래 모아사나이트는 불소(fluorine)원소를 분리하고, 고온의 전기화덕을 개발한 공로로 1906년에 노벨 화학상을 받은 프랑스 화학자앙리 모아상(henri moissan, 1852-1907)을 기리기 위한 영광의 이름이었습니다.

모아상(henri moissan, 1852-1907)은 1852년 툴루세(toulouse)에서 파리로 막 이주한 철도원과 재봉사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생활이 어려워 학교공부를 마치지 못한 채 화학분야의 일자리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학업에 대한 열정을 높이 산 자연사 박물관의 프레미(edmond fremy)는 그에게 공부할 것을 종용했습니다. 그는 22세에 독학으로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대학에 입학하였습니다. 그의 첫 논문은 대학 1학년 때 데헤렝과 함께 연구한 식물에서의 산소와 이산화탄소 대사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28세에 파리대학에서 자연산 철의 산화에 대한 연구를 하여 박사가 되었습니다. 그는 30세에 루간(leonie lugan)과 결혼한 후 불소(fluorine)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불소의 존재는 이미 알려졌지만 그것을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했으며, 몇몇 학자들은 불소를 분리하는 도중에 사고로 사망하였습니다. 34세 때(1886) 그가 불소 분리를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프랑스 과학원은 세 명의 대표자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는 그 실험을 재연할 수 없었습니다. 세간의 관심을 받기 위한 자작극이란 비난이 돌긴 했으나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사용한 것은 불화수소산에 녹인 불화칼륨 용액을 전기분해하여 불소를 얻는 방법이며 현재도 사용하는 것입니다. 결국 문제를 해결한 후 실험을 여러 번 재연하였고, 프랑스 과학원은 그의 성공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후 만 프랑의 상금을 수여하였습니다. 그는 39세까지 불소의 연구에 몰입하여 10년 후 레보(paul lebeau)와 함께 sf6를 발견하였습니다.

40세(1892)에 파리약학대학의 독물학(1886)과 무기화학(1889) 교수 시절 2200 암페어의 전기로 3500도까지 가열되는 전기화덕을 개발하였습니다. 그는 인생의 모든 앙금을 없애기라도 한 듯 모든 물질을 화덕에 녹여보았습니다. 그 때까지 불용성으로 여겼던 물질들도 기화시켰으며, 3500도에 용해되지 않는 카바이드(carbides), 실리사이드(silicide), 붕소(boride) 뿐 아니라 수 십 가지의 새로운 물질들을 발견하였습니다. 이것은 나중에 고온화학공업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41세에 그는 아리조나 디아블로 계곡 근처의 유성 분화구에서 유성 파편을 연구하여 다이아몬드와 같은 실리콘 카바이드를 발견하였습니다. 이 물질은 그가 53세(1905) 되던 해 그의 업적을 기리는 의미에서 모아사나이트(moissanite)로 명명되었습니다.

다이아몬드보다 더 다이아몬드 같지만 모조 다이아몬드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은 모아사나이트. 그러나 어려움을 이겨내고 노벨 화학자가 된 모아상의 불같은 열정을 생각하면 다이아몬드보다 몇 배 더 갚진 보석임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그가 발견한 sf6는 망막 의사에게 있어서 다이아몬드와 비교할 수 없는 갚진 수술 보조 기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