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이야기

이성진의 망막이야기 2 -26

작성일 2009-08-11 첨부파일


새들이 알고 있는 리우빌 공식(liouville equation)

수의 세계는 넓고도 놀랍습니다. 0을 포함한 양수 1, 2, 3... 과 같은 자연수(natural numbers)는 음수를 포함한 정수(integer)의 일부이며, 정수는 다시 2/3처럼 분수로 나타낼 수 있는 유리수(rational numbers)에 속합니다. 유리수는 √2처럼 분수로 나타낼 수 없는 무리수(irrational numbers)와 함께 실수(real numbers)를 구성하며, 실수는 √-1과 같은 허수(imaginary number)와 함께 복소수(complex numbers)*를 이룹니다. 즉 자연수⊂정수⊂유리수⊂실수⊂복소수인 셈입니다.

사실 자연수만 해도 그 무한함에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일, 십, 백, 천, 만, 억, 조, 경, 해, 자, 양, 구, 간, 정, 재, 극, 항하사 아승기, 나유타, 불가사의, 무량대수 등이며, 그 외에 구골(10100), 아산키아(10140), 센탈리온(10599), 스큐스수(103,400), 구골플레스(10구골), 구골플렉시안(10구골플렉스)... 등이 있으며, 일의 아래 유리수로는 할, 푼, 리, 모, 사, 홀, 미, 삼, 사, 진, 애, 묘, 막, 모호, 준순, 수유, 순식, 탄지, 찰나, 육덕, 허공, 천장(또는 청정, 10-21)... 등이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복소수는 상상력이 허용하는 가장 복잡하고, 넓은 범위에 있는 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넓고도 황당한 복소수의 세계에 올라서면 또 다른 엄청난 수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초월수(超越數, transcendental number)입니다. 초월수란 어떤 다항 방정식의 해도 될 수 없는 복소수를 말하며, 자연로그 밑이 되는 상수 e (=2.71828...)가 대표적입니다. 초월수는 다항 방정식의 해가 될 수 있는 대수적 수(代數的 數, algebraic number)와는 반대 개념인데, 예를 들어 2+√3과 i는 각각 x2-4x +1=0과 x2+1=0의 해가 되므로 대수적 수가 됩니다.

특이하게도 대수적 수의 집합이 가산 집합인데 비하여 초월수의 집합은 비가산 집합이므로 대수적 수 보다 초월수의 개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초월수는 많지 않습니다. 어떤 특정한 수가 초월수임을 증명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이런 황당한 초월수를 누가 상상했을까요? 그것은 1682년 독일의 철학자이며 수학자인 레이브니즈(gottfried leibniz, 1646-1716)라고 합니다. 그러나 160년간 이 수는 아무도 생각해 낼 수 없었던 다른 세계의 유니콘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844년에 프랑스 수학자 리우빌(joseph liouville, 1809-1882, 사진)이 최초로 리우빌 상수라는 초월수를 발견하게 되었지요.

상수 e는 초월수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수가 아닌 수 중에서 처음으로 초월수임이 증명된 수로 1873년에 프랑스 수학자 에르미트(CHArles hermite, 1822-1901)가 증명하였습니다. 또한 1882년에는 독일 수학자 린데만(ferdinand von lindemann, 1852-1939)이 원주율(π) 또한 초월수임을 증명하였습니다. 그 이후 eπ, 2√2, 0.1234567891011121314...(CHAmpernowne 상수) 등이 초월수로 증명되었습니다.
초월수를 생각해낸 괴물 수학자 리우빌의 업적 중에는 암호와 같이 난해한 리우빌 공식(liouville equation)이 있습니다. 해밀턴(hamilton) 동력학의 성질에 관한 이 리우빌의 정리는 통계역학과 측도론의 바탕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것은 또한 자기장 속에서 어떤 물질이 어떤 각도로 움직일 것인지 예측하는데 이용이 됩니다.

왜 갑자기 초월수나 리우비유 공식을 이야기했는지 궁금하시죠? 그것은 철새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 의하면 철새들이 초월수 수준의 리우비유 공식을 아주 완벽히 알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응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철새들의 망막에서 푸른빛과 지구의 자기장을 감지하고 있는 크립토크롬(cryptochrome)이라는 단백질을 이용해서 말입니다. 이 정도는 되어야 지구의 반대편에 위치한 자신의 고향을 정확히 찾아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 복소수는 a +bi 로 나타낼 수 있는 수이며, a와 b는 실수이고, i는 허수로 i2 = -1을 만족합니다. 예를 들어 실수 3은 복소수 3 + 0i와 같으며, 3+2i는 실수부가 3이고, 허수부가 2인 복소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