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이야기

이성진의 망막이야기 2 -49

작성일 2010-03-02 첨부파일



녹내장이 있을 때 운동을 해도 될까요?



운동을 정기적으로 지속하는 것은 근골격계의 건강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체중을 유지하고, 병을 예방하여 생명을 연장시킵니다. 그런데 이런 운동이 과연 눈에 좋은 영향을 줄까요?

가끔 녹내장 환자분들이 이런저런 운동을 해도 될 지 문의를 합니다. 녹내장은 안압상승으로 시신경이 눌려 손상되면서 시야가 좁아지고, 실명까지 진행될 수 있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그러므로 과연 운동이 안압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이해하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한 연구에 의하면 녹내장 환자들은 운동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조깅과 같은 동적, 등장성, 유산소 운동은 혈액의 삼투압을 증가시킵니다. 혈액의 삼투압이 증가하면 눈 속에 있는 물(유리체)을 혈액 쪽으로 이동시키므로 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안압 하강의 효과는 운동의 강도 보다는 운동의 시간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안압상승으로 시신경손상이 유발되는 녹내장이 있는 경우 지속적인 운동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운동을 하지 않으면 3주 이후에 안압이 원래대로 돌아갑니다.

손의 악력운동과 같은 정적, 등척성, 무산소 운동은 근육의 수축으로 인해 수 분 내에 안압이 상승하며, 운동이 끝나면 곧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정상인에서는 이 정도의 안압상승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신경 손상이 이미 많이 진행된 말기 녹내장의 경우에는 일시적인 안압의 상승이더라도 시신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급적 심한 무산소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압상승을 일으킬 수 있는 경우는 이러한 무산소 근육운동 외에도 물구나무서기로 얼굴이나 머리의 혈류를 정체시키거나 관악기 연습처럼 복압을 상승시키는 것이 포함됩니다.


운동은 안구의 움직임을 증가시켜서 홍채를 구성하는 갈색 색소들이 떨어져 나와 눈 속으로 퍼지게 만듭니다.

이 색소들은 눈 속의 물의 흐름을 따라 이동하다가 물이 눈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하수구인 섬유주(trabecular meshwork, 각막(검은자)과 홍채 사이의 눈 속 경계부)를 막습니다.

선천적 또는 외상으로 인해 홍채의 색소들이 섬유주를 막아서 생기는 녹내장을 색소녹내장(pigmentary glaucoma)라고 합니다.

물론 이 정도는 아니겠지만, 말기 녹내장에서 색소가 침착되어 물의 흐름이 방해가 되면 가벼운 안압상승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것은 시신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운동은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수축기 혈압을 증가시킵니다. 운동의 강도가 높아지면 눈 혈류는 운동의 강도에 비례하여 60% 까지 증가합니다.

그러나 망막이나 시신경의 혈류는 혈압이 운동 중에 혈압이 증가하더라도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는 조절장치가 되어 있습니다.

당뇨병으로 인해 망막의 혈관이 손상되는 당뇨망막병증 뿐 아니라 녹내장에서도 이러한 조절장치가 잘 작동하지 않아서 망막이나 시신경이 조금 더 손상이 잘 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말기 녹내장 환자가 운동과 관련하여 실명되었다고 보고가 된 경우가 3예 있습니다. 이 때 환자들이 시행한 운동이 유산소 운동이었습니다. 그래서 실명이 유발된 원인은 안압상승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기 보다는 운동 중 혈액이 몸 전신의 근육으로 많이 빠져나가서 눈 혈류가 일시적으로 부족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vascular steal hypothesis)

운동 중 일시적으로 한 눈이 침침해지거나 실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uhthoff symptom) 물론 휴식을 취하면 다시 시력이 회복되기는 하지만 매우 당황되는 현상입니다. 이것은 시신경 중에서 수초화가 되지 않은 부분에 운동으로 인해 생긴 대사물질이 끼어 신경의 전달을 막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뇌를 공급하는 동맥에 염증이 생기거나 좁아진 경우에도 생길 수 있으며, 시신경염이나 다발성 경화증, 편두통, 혈관경축 일과성흑암시(vasospastic amaurosis fugax)에서도 유사한 증상을 경험할 수 있으므로 혈관 검사가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녹내장이 있을 때 안압을 상승시킬 수 있는 무산소 운동 보다는 유산소 운동을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산소 운동을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안압하강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운동 중에 일시적이더라도 심한 시력 이상을 경험했다면 뇌혈관계의 이상은 없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