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이야기

이성진의 망막이야기 2 -2

작성일 2009-01-19 첨부파일


세기의 명약 루센티스(lucentis)

루센티스(lucentis, ranibizumab)는 21세기의 명약입니다. 다른 분야에도 많은 명약들이 있지만,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을 지켜준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루센티스는 황반변성*을 치료하는 약물로 그 효능 면에서 비길 약이 없습니다. 황반변성은 사물의 초점이 맺히는 황반부라는 신경층에 진행성 변성이 오는 병으로 50세 이상에서 실명의 첫 번째 원인이며, 미국에 약 800만, 유럽에 약 800만 명의 환자가 있습니다.1,2 65세부터 74세의 6%에 해당되며, 75세 이상의 20%에 해당됩니다.3 미국에서는 해마다 20만 명의 새로운 환자들이 실명의 위험에 노출됩니다.4

이 약물은 눈 속으로 주사합니다. 2006년 7월 미국의 식약청(FDA)은 이 약물의 사용을 허가하였습니다. 임상실험의 결과를 보면 이 약물은 95%에서 황반변성환자들의 시력을 3줄 이내로 떨어지게 하며, 40%에서는 시력이 3줄 좋아지게 한다고 합니다. 시력을 3줄 이내로 떨어지게 하는 약이 도대체 뭐가 대단하냐고 할 수 있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이전의 치료방법들이 시력의 저하를 줄여보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이 약물은 시력 호전의 가능성에 의미를 두었기 때문입니다.

50세가 되면 눈에도 노화의 흔적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망막의 아래에 생기는 미세한 찌꺼기(drusen, 결정체)입니다. 이러한 찌꺼기의 발생은 가족력, 눈 색소, 음식, 고혈압, 담배와 관련이 있습니다.4 황반부에 찌꺼기가 생기면 망막 아래의 혈관(맥락막, choroid)에서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기 어렵게 됩니다. 황반부가 위기에 처하면 황반부는 응급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이 신호들이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내기 위한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를 만듭니다. 이 인자는 망막의 아래로 흐르는 맥락막이란 혈관층에 붙어서 신생혈관을 만듭니다. 신생혈관은 맥락막과는 달리 망막을 뚫고 망막 속으로 자랍니다. 게다가 정상적인 혈관과는 달리 그 구조가 약하여 쉽게 터집니다.(사진의 오른쪽, 왼쪽은 정상 망막) 망막 속에 출혈이 되면 망막의 신경세포들은 손상을 받게 됩니다. 황반부의 시세포들이 손상을 받으면 내가 보려고 하는 사물이 보이지 않게 되는 중심시력의 소실이 옵니다. 황반변성을 막기 위해서는 바로 이러한 신생혈관을 억제해야 하는 것입니다.

루센티스는 제넨텍(genentech inc.)이란 회사에서 개발하였습니다. 루센티스의 성분명(ranibizumab) 마지막에 보면 ab에서 이 약물에 대한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ab란 antibody(항체)를 뜻하는데, 무엇에 대한 항체일까요. 그것은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 내는데 필요한 인자 즉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에 대한 항체입니다. 황반변성은 신생혈관과 관련된 병이기 때문입니다. 1989년에 페라라(napoleone ferrara) 박사는 vegf-a를 만드는 유전인자를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vegf-a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이 인자가 신생혈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 그들은 면역글로불린 g의 일부조각(recombinant humanized igg1 kappa isotype)을 이용하여 이 혈관을 억제하는 항체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후 진행된 여러 임상연구들의 결과는 만족스러웠습니다. 황반변성을 1년 간 치료하지 않으면 평균 3줄이나 시력이 감소하는 데 비해 루센티스를 매달 주사 맞으면 1줄 이상 시력이 좋아집니다(marina study). 또한 광역학요법으로 1년간 치료를 할 경우 2줄 정도 시력이 소실되는 것에 비해 루센티스를 매달 맞으면 시력이 2줄 좋아집니다(anchor study). 게다가 40%의 환자는 치료 후 시력이 0.5 이상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지금까지 시행되었던 레이저광응고술, 방사선치료, 광역학요법, 그리고 황반전위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보다 좋은 것입니다.

이 약물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약값입니다. 한 임상실험에 의하면 2년간 매달 주사를 맞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약값만 하나에 150만원이며, 매달 주사를 맞아야 하므로 부담이 큽니다. 그래서 주사를 최소로 맞으며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여, 처음 한 달 간격으로 세 번을 주사하고, 그 후로는 3개월 마다 주사하는 방법을 찾아내었습니다. 2008년에 보험 항목으로 상정되었으나 통과되지 못했으며, 다음 기회를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이 주사는 눈 속에 맞는 것이므로 20명 중 한 명은 결막출혈, 안통, 비문증과 같은 비교적 가벼운 합병증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망막박리, 안내염과 같이 심한 합병증은 1,000명 중에 1명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황반변성의 기본검사에는 형광안저혈관조영술과 빛간섭단층촬영있으며, 그 외에 필요에 따라 황반부의 정밀한 기능을 보는 검사들과 유전검사들을 시행합니다.




1. vannewkirk et al. ophthalmology 2000.

2. bressler. aao las vegas 2006.

3. leibowitz hm et al. suv ophthalmol 1980.

4. lee et al. surv ophthalmol 1998.

5. klein et al. arch ophthalmol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