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성진 교수의 눈 이야기 -99

작성일 2014-01-13 첨부파일


동정심에 관하여

의과대학 면접시험에서 통상적으로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네는 왜 의사가 되려고 하는가?”입니다. 그러면 거의 대부분 자신들만의 선한 이유를 들게 됩니다. 그것을 종합해 보면 “남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일 것입니다. 만약 이런 생각이 진심이라면 우리나라는 매우 고무적입니다. 왜냐하면 공부에 달란트를 가진 친구들 중 상당수가 의사가 되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최고의 엘리트 군단이 남을 돕는 좋은 의사들이 된다고 하니 우리나라는 조금 더 아름다운 나라가 될 것입니다.

좋은 의사가 갖추어야 할 자질에 대해 환자와 의사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연구가 있습니다. 그 결과에 따르면 환자와 의사 모두 ‘정확한 진단과 치료’와 ‘최신의학지식의 습득’이 가장 중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환자의 아픔을 공감’, ‘자기 개발’, ‘윤리적인 판단’, ‘친절함’, ‘환자와 신뢰구축‘, ‘임상문제해결능력’, ‘지역사회 봉사’, ‘질병예방 노력’의 순서였습니다.

그런데 이 10가지 자질들은 공부에 달란트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대부분 억지로라도 노력하면 해 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두 가지 자질만 빼면 말입니다. 그것은 ‘환자의 아픔을 공감’하고, ‘친절한’ 것입니다.

환자에게 친절하면서도 그 아픔을 공유하는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성품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만 저는 ‘동정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정심’이란 어려운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입니다. 성경의 8복 중 5번째 복이기도 한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바로 동정심에 해당되는데, 이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게 되면 언젠가 나도 다른 사람의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동정심에도 크기가 있다면 사람마다 그 크기가 다를 것입니다. 학자들은 이 동정심은 어릴 때 성품이 형성되는 시기에 자랄 수 있다고 합니다. ‘웃음의 치유력’의 저자인 노먼 커즌스(Norman Cousins)는 '한 개인은 동정심과 무관심을 둘 다 크게 키울 능력을 갖고 있다. 무관심보다 동정심이 더 크게 자라는 데 필요한 수단은 그 개인이 내면에 지니고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동정심은 인간의 기본적인 좋은 자질이라고 말합니다. ‘동정심은 의사와 환자를 하나로 만드는 것이다’.(Charles Henry parkhust) '왜 의사들은 일하는가? 왜냐하면 그들의 가슴에는 불타는 듯한 동정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다른 동정심이 있는 의사는 항상 부지런하다. 그리고 그는 항상 명랑하게 일한다'.(Henry Ward Beecher)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사람의 불행을 동정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힘이 있다'.(Francois de La Rochefoucauld) '동정심은 모든 도덕성의 근본이다'.(Arthur Schopenhauer) '동정심이라는 이름의 원을 모든 생명에게로 넓히기 전까지는 인간은 진정하나 평화를 느낄 수 없다'.(Albert Schweitzer) '단순하지만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세 가지 열정이 나의 삶을 지배해왔다. 그것들은 사랑의 열망과 지식의 탐구와 고난을 겪고 있는 인류에 대한 견딜 수 없는 동정심이다'.(William Russell)

그렇습니다. 의사가 가지고 있는 환자의 아픔을 공감하고, 환자에게 친절한 마음은 동정심의 발로입니다. 우리의 자녀들에게 공부를 가르칠 뿐만 아니라 동정심을 배양시켜 주어야 합니다. 동물이나 식물을 키우면서, 친구들과의 나눔을 배우면서, 배려심을 배우면서, 지구 반대편을 알려주면서, 너무 풍족하게 살지 않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를 알려주면서, 신의 성품을 알려주면서 우리의 자녀들에게 동정심을 키워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동정심이 사랑과 닮았기 때문입니다'.(Thomas Sarg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