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성진 교수의 눈 이야기 -105

작성일 2014-03-03 첨부파일



의사와 환자 사이의 앵프라맹스(inframince) 2

의사와 환자는 아무리 친해지려고 노력해도 친해질 수 없는 갈등의 요소가 있다고 합니다. 어떤 학자는 의사는 자신의 이익과 권리에 예민한 존재라서 환자의 이해와 관심이 여러 면에서 상충하고 갈등으로 이어진다고 해석했습니다. 특히 이런 갈등은 진료의 과오나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의료분쟁으로 번지게 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 그것은 병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면 환자는 질병의 주관적인 증상(symptom)에 관심을 두지만 의사는 객관적인 증세(sign)의 변화에 의미를 둡니다. 또한 환자는 자신의 병이 원래대로 건강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기대를 합니다. 그렇지만 의사는 질병이 잘 관리가 되어 더 이상 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데에 일차적인 목표를 둡니다. 환자는 의료비가 비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의사에게는 원가에도 못 미친다고 합니다. 환자는 사회가 의사에게 독점적인 의료권을 주었으니 그것에 걸 맞는 봉사와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의사는 개인의 재산으로 만든 의원과 10년에 걸쳐 투자한 자신의 의료행위에 대해 너무 많은 제재를 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자와 사회는 자신의 아픔을 볼모로 의사가 과도한 횡포를 부린다고 생각합니다. 툭하면 의사들은 밥그릇 싸움을 하고, 리베이트 문제를 일으키고, 비리를 저지르는 의사들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의사는 더 이상의 억압은 의료인을 파멸로 몰고 갈 것이라고 합니다.

거기에 의사는 우리나라 사회의 의료를 걱정하며 동물수술 보다 낮은 수가, 물가상승과는 무관하게 수년간 계속된 의료수가의 동결, 의료비가 기하급수로 상승하지만 정치의 논리로 국민들의 의료보험비를 동결시킨 것, 특별한 분야의 전문의가 자신의 특별한 의료기술을 버리고 다른 분야 환자들을 봐야 하는 현실, 그리고 의사가 하루에 80명을 보아야만 수지를 맞출 수 있는 현실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이러한 간격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의사를 존경하고 환자를 사랑하는 기본적인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과연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학생 시절에 윤리 교육을 통해서 할까요? 아니면 지속적인 보수교육을 통해서 할까요? 누가 문제를 풀어야 할까요? 정부일까요, 의사일까요, 환자일까요, 아니면...

이 문제는 힘을 가진 쪽이 풀어야 합니다. 환자는 힘이 없으니 예외라고 합시다. 만약 힘이 정부에 있다면 정부는 다른 정책방향을 선택해야 합니다. 만약 의사에게 있다면 의사는 다른 생각을 해야 합니다. 누군가 새롭고 큰 결단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정부가 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부는 현재 의사가 안고 있는 박탈감과 외로움을 해결해 주어야 합니다. 의사들이 의료행위에 자부심을 갖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의사들은 더 좋은 의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개선하는 방법은 거기서 나옵니다. 의사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을 하면 독점적 의료권에 대한 또 다른 의무들을 수행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