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성진 교수의 눈 이야기 -116

작성일 2014-06-05 첨부파일



남자는 흰 색을 보고, 여자는 아이보리를 본다

남자와 여자가 미술관에 가면 서로 다른 색에 관심이 있거나 색을 다르게 또는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마치 쇼핑에 대한 남녀의 견해 차이가 분명한 것처럼 말이빈다. 이런 현상을 우연히 관찰하게 된 한 과학자가 과연 이것이 맞는 사실인지 궁금해 했습니다. 그들의 관찰 결과, 여자는 정지해 있는 사물의 미묘한 차이들을 예민하게 구분하고 있으며, 남자들은 시야를 가로지르는 작은 사물들에 대해서 더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런 사실에 대해 간접적인 증거들을 제시했습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색을 표현할 때 필요한 단어들을 훨씬 더 많이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생리적으로 바깥에서 사냥이 필요했던 남성은 점점 더 먼 것을 봐야 하고, 움직이는 사물에 주의해야 하는 반면에 여성은 음식을 위해 밀가루를 제분할 때 미묘한 색을 판단했어야 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것을 증명하려면 직접적인 증거들이 필요합니다.

한 실험에서 컴퓨터 스크린에 나타나는 검은 줄과 흰 줄의 간격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이것은 멀리 있는 차들의 간격을 알아보는 능력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이 실험에서 남자는 검은 줄이 가까워질 때 더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또 다른 실험으로 과학자들은 색을 잔디에 비추거나 실험자의 눈에 비추었습니다. 이 때 여성들은 녹색과 노란색 사이에서 나타나는 미묘한 색의 차이를 더 잘 구별했습니다. 구별했던 것들 중에 어떤 것은 남성들이 차이가 없다고 할 정도의 미세한 차이도 있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남성들은 여성보다 같은 색에서 좀 더 긴 파장의 색을 더 잘 구분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즉 조금 더 따듯한 색을 잘 구분하는 것입니다. 남자들은 오렌지를 좀 더 노란색으로 보고 있으며, 녹색은 좀 더 파란색으로 보고 있는 셈입니다.

이 실험들은 이스라엘 출신 뉴욕시대학(City University of New York, CUNY) 정신과 아브라모브(Abramov) 교수팀이 주도했습니다. 이것은 16세 이상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입니다. 남성의 신경계가 여성과는 다른 방법으로 색을 대하고 있는 것은 성호르몬 때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남성들은 태어날 때부터 안드로겐이라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여성보다 시각중추에 25%나 많은 신경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것은 성호르몬이 시각중추의 발달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뜻입니다.

또한 뇌단층촬영에서 남성의 뇌는 대뇌반구 내에서(상) 많은 연결을 갖고 있지만 여성의 뇌는 대뇌반구를 가로지르는(하) 연결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즉 남성은 앞뒤로 연결을 꾀하고 있지만 여성은 좌우의 연결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뇌의 뒤쪽은 인지기능이 있으며, 앞쪽은 운동을 관장합니다. 우뇌는 감성적인 생각을 담당하며, 좌뇌는 이성적인 생각을 담당합니다. 남성은 운동기술에 뛰어나고, 여성은 직관적인 생각을 잘 합니다. 이런 차이는 중고등학생 시절에 가장 벌어지며, 나이가 많을수록 좁아집니다. 추가로 여성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연결이 많아집니다.

그런데 색각기능만 다른 것이 아닙니다. 청력과 후각까지 남성과 여성은 다르게 느낀다고 합니다. 즉 부부는 같은 곳을 다르게 바라보고 있는 셈입니다.


참고문헌
1. Israel Abramov, James Gordon, Olga Feldman, Alla Chavarga. Sex & vision I: Spatio-temporal resolution. Biology of Sex Differences, 2012; 3 (1): 20 DOI: 10.1186/2042-6410-3-20
2. Israel Abramov, James Gordon, Olga Feldman, Alla Chavarga. Sex and vision II: color appearance of monochromatic lights. Biology of Sex Differences, 2012; 3 (1): 21 DOI: 10.1186/2042-641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