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성진 교수의 눈 이야기 -117

작성일 2014-06-12 첨부파일



잘되는 음식점의 비밀

일명 대박집이라고 알려진 음식점들이 있습니다. 사시사철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꾸준히 즐겨 찾는 음식점을 말하겠지요. 호텔 음식점도 그렇지 않겠냐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짚고 싶은 점은 비싸고 맛있는 것은 ‘비싸기 때문에 좋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즉 비싸지 않은데 좋아야 진짜 좋은 것이지요. 이런 대박집에서는 음식을 먹기 위해 심지어 한 시간 이상을 기꺼이 기다리기도 합니다. 은행이나 병원에서 30분만 기다려도 짜증이 나는데 도대체 이 음식점들은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대박집은 나름대로 그들만의 비밀이 있으며, 어떤 공통점들이 있다고 합니다. 학자들이 찾아낸 3가지 공통점은 ‘첫 째, 맛있다. 둘 째, 가격이 적정하다. 셋 째, 인심이 후하다.’입니다.

아무래도 맛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싸고, 인심이 후해도 맛이 떨어지는 집에 많은 손님이 오지는 않으니까요. ‘맛있는 음식’이 가져야 할 한 가지 중요한 점이 있는데, 그것은 ‘원칙을 지키는 것’입니다. 즉 좋은 재료를 쓰고, 손님들의 건강을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오랜 사랑을 받는 ‘손맛’이나 ‘비법’ 속에는 바로 이런 원칙이 있습니다.

‘가격이 적정하다’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많이 먹으면 음식 값이 비싸지겠지요. 잘못하면 호텔 음식보다 비싸게 먹힐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말한 ‘가격이 적정하다’는 것은 그 음식을 먹은 후 내가 얻는 만족이 음식의 가격보다 훨씬 많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음식은 가격이 싸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음식을 먹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지갑을 열 수 있다는 뜻이겠지요. 다행히도 대박집의 대부분은 음식 값이 비싸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인의 인심이 후한 것은 매우 중요한 점입니다. 밥을 넉넉하게 푼다든지, 나눠먹을 접시를 준다든지, 누룽지를 준다든지, 특별한 반찬을 얹어준다든지 하는 작은 인심 속에 대박의 비밀이 있습니다. 후한 인심 속에는 손님을 친한 친구나 단골손님이나 친지들처럼 대하려는 주인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다른 음식점에서 볼 수 없는 그런 인심을 경험하게 된다면 그곳은 감동으로 변합니다.

위의 3가지가 아니라 어떤 특별한 계기와 행운으로 유명해지고, 그게 회자되어 오랜 기간 동안 대박집으로 유지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위의 3가지를 준비하지 못한다면 언젠가는 밑천을 드러내고야 말것입니다. 사람들은 몰려오지만 ‘왜 맛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 하는 의심이 생기니까요.

의료에 이것을 적용해 볼 수는 없을까요? 많은 환자들이 즐겨 찾는 병원을 만들고 싶다면 말입니다. 세 가지를 적용해 봅시다. ‘맛’은 진단과 치료(수술)결과를 의미하겠지요. 환자들은 진단을 잘하고, 수술을 잘하는 병원에 갈 수 밖에 없으니까요. ‘적정한 가격’은 그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드는 비용을 말합니다. 여기서 의료수가가 낮다고 느끼는 의사와 의료비가 비싸다고 생각하는 환자의 괴리를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환자들도 다 느끼고 있지 않겠습니까? 환자의 경제적인 상태를 헤아려주는 의사의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후한 인심’은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눈과 정을 담아서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는 입’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사실 우리 병원에도 전국구 대형 스타 교수님들이 계십니다. 외과를 예를 들어 보면 혈관외과의 문 교수님과 유방외과의 이 교수님과 같은 분입니다. 의뢰 환자들이 줄을 서고, 매일 수술도 넘쳐납니다. 이 두 분은 파트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릅니다.

그런데 묘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맛에 대해서는 이미 대가시지만, 가격과 인심에 대해서도 항상 생각하신다는 점입니다. 항상 환자의 경제적 사정을 고려하고 계시고, 없는 시간을 쪼개서 친절한 설명을 해 주시려고 노력한다는 점입니다. 환자가 너무 많으면 진료 시간이 짧아질 수 밖에 없겠지요. 이 때 환자가 “난 됐어. 2시간 기다렸어도 내 사정을 잘 아시는 우리 선생님이 내 몸 상태에 대해 그 한마디를 해 준 걸로 충분해.” 한다면 되지 않겠습니까?

맛, 가격, 인심에서 인정받는 의사가 된다면 언젠가 그 병원은 환자들이 믿고, 즐겨 찾는 대박병원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